방송댄스 얘기 (+ 그리고 부 로그에 의한 희로애락)

 

#모닝 운동 오늘 아침에 신나게 춤을 배워왔어요! (웃음) 웃으며 말하고 싶지만 방송댄스는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방송댄스를 배운 지 1년 반이 됐지만 직장에서 자주 빠지고 실제로는 몇 달밖에 안 된다.

맨 앞줄 언니들은 15~20년 되신 분, 중간 언니들은 10년~ 이상 되신 분, 마지막 줄은 7년 되신 분, 그리고 제 뒤에 신입이 없으니까 여전히 막내인 저는 1년 몇 개월


댄스 선생님은 저는 공부를 잘해요. 모범생 같은 20대 남성으로 1초도 쉬지 않고 50분 동안 춤 동작을 가르쳐 준다. 농담 하나 한 적이 없고, 아주 잠깐 쉰 적이 없다. '안녕하세요' 인사도 없이 뮤직 스타트! 시작이다. 아주 성실하신 선생님으로 인해 온몸이 땀으로... 마스크가 젖을 정도로 하아하악... 큰일났다.이번 곡은 우주소녀 BLACK Easy

섹시한 곡이지만 깃을 만지는 동작이 있어 재킷이나 셔츠를 걸쳐야 한다.

이 동작! 땀 줄줄 나는데 여기 상의까지 입어야 하니까 나 죽었어.


10시 정각 몸풀기 체조 뒤 노래 연습이 시작됐다. 왼손은 상의를 잡고 오른쪽 골반을 돌려 허리를 비틀어 웨이브를 넣어 다시 턴!

선생님께 완전 시선 고정!윤미야! 정신 차려!또 멍 때리면 창피하잖아!

눈앞에 커다란 전신거울이 있어 언니들은 자신의 포즈를 고치면서 연습을 하지만 안무를 금방 흉내내지 못하는 초보자인 나는 선생님의 손끝을 쳐다보느라 거울을 볼 여유가 없다.

휴..다행히 오늘 동작은 어렵지 않아 남의 오른손을 들 때 오른손을 들고, 남의 뒤로 돌 때 나도 돌아가자!.. 그 목표를 달성했어. 쿠쿠쿠

정말..ㅠㅠ 왜 이렇게나 춤이 어려운걸까! 나는 몸치였던걸까!

멋대로 추는 적당한 춤이 아니라 동작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연출하는 과정이 어렵다. 동작 사이로 자신의 스웩을 보여주며 표정과 시선까지 소화해내는 완벽한 앞줄의 언니들! 역시 20년 경력은 무시할 수 없다.

원래는 앞줄 1개 팀과 가운데 줄 1개 팀이었으나 댄스 클래스가 줄면서 하나로 통합됐다고 한다.여기에도 역사가 있고 스토리가 있다. 그런 줄 알면서도 언니들과 조금씩 친분을 쌓았다.

중간 줄의 춤 실력도 대단하다. 미들라인의 언니들은 모두 크롭티가 가능할 만큼 예쁘고 날씬하고 화려해서 서 있기만 해도 시선을 사로잡을 뿐더러 춤은 너무 잘 춰서요. 춤 선생님보다 언니들 춤 보고 따라할 때가 더 많아.

춤 선생님은 남자니까 여자 춤은 언니들이 더 잘 소화하는 것 같아. 선생님 미안해~

저는 언니 언니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걸 정말... 못하는데 운동하는 팀의 룰은 나이에 상관없이 호칭이 '언니'다.

나와 동갑인 아이가 있는 7학년 언니도 계시다. 친정어머니와 어르신들이 함께 아이돌 댄스를 춘다는 게 가끔 놀란다. 그리고 이 분들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 에너지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춤을 추면 동작을 익히느라 머리를 많이 써서 치매 걱정은 없을 것 같다. ^^

여기에 역사가 스토리가 있다고 했듯 여러 팀이 모여 한 반을 이루면서 숱한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고, 십 년이 넘도록 언니들은 떠나는 사람을 아쉬워하며 인사했으므로 새로운 사람이 오고 가도 이제는 덤덤한 모양이다.

나도 그들에겐 낯선 이방인이야. 쟤는 얼마나 버틸까?

나 말고도 몇 명이 여기 와서 적응하려고 애썼지만 이제 나만 남았다.

내가 여기 있는 이유가 뭐지?성격이 좋아서?춤 잘 춰?

www

그러고 싶지만 어느 쪽도 해당사항이 없다.

낯을 가리다 보니 선배들과 한마디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보니 동작을 따라가지 못하고 바보처럼 서 있는 날이 더 많다.

어려운 곡을 부를 때는 잘 안 돼 자존심이 무너지기도 했다.문득 내가 상의해 드렸던 어머니들의 글이 떠올랐다.유치원에서 적응을 못해 고민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라고 물었을 때 나는 내 아이에게 했던 말을 했다.

1. 친구가 전부가 아니다 2. 너의 매력을 몰라서 그렇지 네가 나쁘거나 네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넌 멋진 애야.유치원에 갈 때 친구들과 놀러가지 말고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꼭 필요한 것을 배우러 가는거야. 친구들에게 집중하지 말고 선생님과 배우는 것에 집중해 보렴. 뭐에 집중해볼까?

레고놀이 하겠습니다!'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요.'

그렇게 친하게 지내다 보면 주변 친구들도 부담 없이 유치원 생활을 하는 아이에게 매력을 느껴 다가오기도 한다. 또는 나 혼자 재밌게 놀다 보면 주변 친구들이 나도 그거 해. 같이 놀자고 다가오기도 한다.

상담대로 했더니 아이가 조금은 편해지고 친구도 좀 생겼다고 여러분들에게 리뷰를 받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도 유치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같은 처지에서 나를 위로했다.

1. 남들과 나를 비교하면 나는 더 이상 나갈 수가 없다. 2. 내가 실수한 장면, 못하는 부분만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춤을 배울 수가 없다. 멍하니 서 있을 때 템포가 너무 빨라서 놓쳐서 혼자 당황할 때... 오늘 잘 안 됐어 집에 가서 좀 더 연습해 보자는 쿨함이 있어야 한다.3. 주변 언니들과 나만 안친한 환경인데 난 친구를 사귀러 춤춘게 아냐 내가 춤을 배우러 매일 아침 나가는 이유는 오늘 배우는 춤동작 연습 때문이다. 매번 자신감이 떨어지고 어떤 때는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라고 하는 이유는?

그냥 이걸 배우기로 마음먹었으니까, 그냥 재밌으니까 한번 해보는 거니까. 될 때까지 해보자.

뭐 10년이면 되지 않을까?그까짓 거!

오늘 아침 엘리베이터 안에서 댄스 선생님을 만났다.

"너무 잘 빠져서 따라하기가 힘들죠?"라고 인사한다. 저는 일 때문에... 오전 운동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열심히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생님 저 왜 이렇게 못하죠? 그래도 열심히 할게요. 항상 잘 가르쳐줘서 기뻐요. ^^"라고 하면 학교에서 반장을 했던 우등생 같은 선생님은

'하... 이제 막 나온 분이라면...' 아니라고 하는데... 음... 이럴 땐 처음 해보는 영상을 찾아봅니다. 지금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일 거예요.

와! 그 말에 나 정말 감동했어.

지금 너무 잘하세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라고 상냥한 거짓말을 했다가 웃어버렸는데 선생님이 해준 말은 나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

10년 경력의 선배들에 비하면 나는 춤을 배우러 갈 수 없을 정도로 내 춤은 로봇 수준이다.www

하지만 1년 전에는 오른손도 들지 못했던 나와 비교하면 지금은 턴도 하고 거울을 볼 여유도 생겼다.

응, 많이 늘었어어제보다는 그래도 좋아졌어.

수영을 배우면서 자유롭게 숨을 쉬고 물의 공포를 줄이는 데 10년의 세월이 걸린 것 같다. 여러번 말했듯이 배우는데 느리고, 여러번 확인해야 이해가 되고, 손이 빠르지 않은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우직함, 성실함만 하나의 운동을 습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듯이... 지금 배우는 춤도 운동의 한 종목처럼 시간과 연습이 쌓여야만 가능한 분야인 것 같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ㅋㅋ)


이게 뭐야! 이렇게 길게 쓰는 거였어?

저 춤 잘 갔다 와요라고 일일일기를 쓰려고 했더니 모닝운동만으로 문장이 꽉차버렸다.

#홍카페

운동 후 오랜만에 혼자만 시간을 갖게된 날이어서 카페에 갔다. 갓 내린 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었다. 다행히 샌드위치도 파는 중이라 점심 해결용으로 주문!
와~ 샌드위치 정말 맛없다wwwww

토마토가 얼었는데도 양상추는 뻣뻣하고 약간 계란 비린내와 어울리지 않는 소스의 조합?

이것저것 다 먹는 나는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듯 맛있게 먹었다. 다행히도 배가 고팠고, 웬만하면 다 잘 먹어.


그래도 커피는 맛있으니까 봐줄게요~^^

앞에 놓인 귀여운 토끼 를 보면서, 옆집 블로그에 들어가서 읽었다.

한 사람의 글을 읽었는데 놀랍게도 나와 생각이 비슷한 타입이어서 기뻤다. 폭풍 댓글을 남겨서 그분의 글에 빠져서...

제 블로그 댓글을 남겨주신 분에 따라 2012년 댓글 전에 도착했다.

무슨 댓글이지?이 댓글?


아...


카페에서 갑자기 큰 소리로 울었다. 눈물이 방울져 내려 어찌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나와 남편밖에 없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막 울었던 사연은 내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날의 기록이다.

기록은 이래서 좋다. 그날 마지막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장례식 날 화장실에서 신이 보여준 환영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글을 다시 읽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댓글 써주신 분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다

카페에서 너무 울어 창피한 생각이 들어 집에 가려고 짐을 쌌는데 유메고래 씨가 애플 가게 그림에 글을 남긴 것을 보고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예전에는 건방짐으로 시작한 작은 오타 한 단어로 즐거운 상상을 했기 때문이다. ㅎ

얼마나 웃었는지...짐 싸면서 킬킬...

요즘 고래 씨 댓글을 읽다가 정말 재치 있고 유쾌한 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카페 주인은 그 여자가 미쳤는지 갑자기 가게 밖으로 나가 물청소를 한다. 웃지 않으려고 참았는데 참다보니 더 웃어버렸다.

아빠 생각에 흘렸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난 정말... 후...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문득 인생은 내가 계획한 대로 흐르지 않아도 되네~ 별로 걱정할 것도 없고 욕심낼 이유도 없다. 지금, 현실에 기뻐해, 살아 있는 것에 행복을 느끼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누구 댓글에 눈물 흘리고 바로 다른 댓글 보고 빵 터지기도 했고.

누군가 써놓은 책의 리뷰를 보면서 울컥했지만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한 하루. 어느새 블로그 세상도 내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고마운 이웃은 소중한 인연이다.

집에 돌아오면 고양이 후추 한 마리가 튀어나와 집에 왔니, 어디 갔다 왔니 하며 나를 반기고 꼬리를 두르고 뼈대를 불러준다.

아직 반나절밖에 안된 하루 ㅎㅎ짧게쓰는건 오늘도 실패!


by 애플의 사고방식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일일연속극 '재희, 구여친을 찾아왔다' 윤아정, '밥이 되어라

【고갈비】 트레이더스 국산 자반 고등어로

케이준 치킨 샐러드가 있는 닭가슴살 요리 4선